사무실 투어를 다녀오다
오늘은 사무실 투어를 다녀왔다.
4월부터 현재 5월 15일까지 집에서 일을 하니, 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세팅된 환경은 좋은데, 일과 삶의 분리가 전혀 안 되고 있었다. work and life balance 이런 문제가 아니라, 내가 안고 있는 고민이나 걱정 같은 것들이 집에 계속 머물고 있었다. 이런 것들이 누적되면서 집의 모든 공간은 내 걱정과 고민이 묻어 있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이 때문에 나는 집에 있으면 뭔가 리프레시한 기분을 얻지 못한다. 그래서 이걸 해소하기 위해서 밖으로 러닝을 나가거나 산책을 다니기도 하는데, 잘 해소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밖에 돌아다니는 건 휴식하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인 것 같았다.
1인 개발을 시작하던 당시 나는 사무실을 얻는 것에 회의적이었다. 돈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그걸로 마케팅을 하든 개발 도구를 사든 해야지 그걸로 사무실을 빌린다는 건 사치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 자체에 데미지가 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공간 분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 주변에서 사무실은 얻는 게 좋다. 집 말고 다른 데서 해라. 이런 조언은 좀 들었었다. 나는 집에 작업환경 세팅을 잘 해 놨으니 나가는 건 돈 아까운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물론 나중에는 집에서 일하는 게 다시 좋아질 수도 있으나, 현재는 공간 분리를 통해서 출근과 퇴근을 명확히 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일단 2~3개월 정도만이라도 바깥 생활을 해보려고 한다. 그래서 오늘 2군데를 돌아봤는데, 첫 번째 방문한 곳은 정말 깨끗하고 좋았다. 그런데 방이 너무 작고 (책상 하나 들어가면 끝) 너무 조용했다. 조용한 게 시끄러운 것보다는 백번 낫지만, 뭔가 완전한 침묵의 공간은 내키지 않았다. 두 번째 방문한 곳은 솔직히 좀 낡은 느낌이었다. 의자도 안 좋아 보였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곳 같았다. 즉 사업자를 등록해야 하는 장소 그리고 주차장이 잘 되어 있는 장소 이런 것이 중요한 공간인 듯했다. 다만 장점은 첫 번째 방문한 곳보다 1인실이 1.5배 정도 커 보였다. 그리고 사장님이 상주하고 있었다. 사실 무인이 더 편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사람과의 인터랙션이 없는 나로서는 사장님과의 인사라도 매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계약은 안 했지만 현재는 2번 사무실이 더 끌리는 상황이다. 사람은 참 웃기는 동물인 것 같다. 집에서 멀고, 집보다 더 안 좋은 공간을 (내 방의 1/3보다도 더 작은 듯하다) 돈까지 써 가면서 가겠다고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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