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과 판단력에 관하여
내가 스스로 지켜 나가야 하는 것과, 내가 느끼는 나의 영향력에 대해서 한번 정리를 해 보려고 한다.
나는 영향력이 큰 사람은 아니다
일단 내가 나를 생각하면, 나는 그렇게까지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내 주변에 영향을 끼친 적은 있는 사람이다.
예를 들면 회사에 다닐 때는 나로 인해서 변화된 사람들도 있었고, 내 작업 방식을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었고, 나에게 배우려고 했던 사람도 있었다. 나는 직장을 다니면서 강의도 찍어 봤고 책도 써 봤다. 사실 이런 경험은 일반 직장인에게는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가 이런 활동을 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찌 됐든 그런 식으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었다. 다만 파급력이 크고 범위가 넓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왜 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도 이런 영향력을 주게 되면서 스스로 고민했던 부분이 있다. 사람들이 내가 하는 작업이나 일을 보고 이걸 왜 하는지 궁금해할 때, 나는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내 메인 작업이 클로드 코드 같은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어떤 사람들은 "왜 클로드 코드를 많이 써요?" 하고 물어볼 것이다. 그러면 나는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면 내가 스스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무엇을 할 때 이걸 왜 하는지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 것 같다. 일할 때마다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일을 하고 있지 않을 때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에이전트에게 판단을 맡기면
에이전트랑 일을 하다 보면 나의 판단을 모두 맡기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렇게 대부분의 판단을 맡기면, 생각보다 대부분 실패하는 것 같다.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는 건 결국 나다. 그런데 왜 실패라고 보느냐 하면, 내가 원하는 것과 바라는 방향을 에이전트에게 전부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에게는 꽤 오랜 시간의 경험으로 만들어진 성향과 추구하던 방향, 그리고 나만의 고유한 특징들이 있다. 그런데 에이전트는 이런 것들을 알지 못한다. 내가 어떤 느낌의 노래를 좋아하는지, 어떤 느낌의 영상을 좋아하는지 단편적으로 설명은 할 수 있지만, 완전하게 알려 주기는 어렵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내 판단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 같다. 판단력이 좋으려면 내가 아는 게 많아져야 한다. 아는 게 적으면 판단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에이전트와 일을 하더라도 주도권은 내가 쥐어야 하고, 판단도 내가 해야 한다.
내가 쉴 때는 에이전트도 쉬게 한다
요즘 나는 내가 쉴 때 에이전트도 쉬게 하는 경우를 만들곤 한다. 과거에는 내가 쉴 때도 어떻게든 에이전트를 굴리려고 장기 작업을 시켜 두곤 했지만, 최근에는 그런 부분을 좀 내려놨다.
그 이유는 사실 나 때문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일을 하기 싫을 때 에이전트를 굴려 놓으면, 자리에 복귀했을 때 판단해야 하는 것들이 무수히 쌓여 있다. 그러면 나는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기분으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쌓여 있는 결재 서류를 처리해야 하는 사람이 돼 버린다.
결국 그건 내 창의력을 망가뜨리곤 하는 것 같다. 무수한 결재 건들이 나의 판단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시켜 놨으니 맞는지 틀리는지는 결국 내가 결정해 줘야 한다.
그래서 내가 자는 동안 맡기는 작업은, 다음 날 일어났을 때 확인하고 싶고 너무 기대되는 작업이 아니면 새벽에 돌리지 않는 경우가 꽤 많아졌다.
의사결정 슬롯을 아껴 둔다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려면 스스로의 기준이 명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의 기준이 명확하려면 좋은 판단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판단력을 좋게 하려면 의사결정의 개수를 스스로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오히려 에이전트를 많이 부리게 되면서 인간으로서 내가 갖고 있는 한계를 더 이해하게 된 것 같다. 내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하루에 너무 많은 의사결정을 하면 점심 메뉴, 저녁 메뉴조차 고르지 못한다. 더 이상 생각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요한 판단을 하려면 하루에 할 수 있는 의사결정의 슬롯을 조금은 여유 있게 아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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